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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 용궁 박달식당

망아지05 2012. 11. 30. 17:52

 난 이 '박달식당'의 1호 아르바이트다.

 

 2003년중하반기~2004년 2월여?

 

 이젠 너무나 유명해져 버려서..

 

 이 집이 얼마나 좋고, 얼마나 맛있으며, 얼마나 맛집의 기준에 충족하는지 따위에 대해선 무슨 말이 필요하랴.

 

 식당 서빙이라는 알바 경력의 처음이자 마지막(예식장 식당서빙 알바제외) 경험에서. 참 잘 경험했었던 그곳.

 

 조금 역하고 비위상하는걸 어린 입맛에, 잘 입에대지 못했었는데

 

 '정통순대국밥' 식당에서 일하게 되며, 한방에 떨쳐버릴 수 밖에 없었다.

 

 일주일에 정해진 날이면, 식당아주머니와 주인아주머니, 이 집 사위인 종화형과 둘러앉아 어깨너머로 봤지만,

 

일일이 손수 곱창을 씻고, 또 씻고, 직접 순대를 가득 만드는.

 

 특이했던건, 나이가 더 들어 각지를 돌며 순대국밥을 먹어보아도 이곳, 박달식당처럼 두꺼운 막창부분으로 순대를 하는 곳은

 

아무리 봐도 없었다.

 

 또, 평생 먹어볼 수 없는 돼지의 부위를 먹어본 기억도..

 

 나에게 박달식당이 추억의 장소, 추억의 맛집은 아니다.

 

 현재의 나에게서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것이 추억이라면, 때가 되면 이제는 가족과 함께 찾는 곳이 되었으니까.

 

 

 내가 일하던 때의 박달식당에서 1박2일, VJ 특공대와 같은 맛집 방송도 타고. 많이 알려지고 성장한 것 같다.

 

 내가 일하던 때, 방송사에서 찾아와 돈을 얼마 내면 맛집 방송에 내보내주겠다는 요구를 일언지하에 거절하며,

 

우린 그런거 안한다. 고 하던 종화형의 말이 갑자기 생각난다.

 

 

 

 박달식당이 내가 일하던 때도 벌써 장사를 시작한지 8년째라고 했는데, 지금은 더욱더 성장해서 전국각지에서 모여드는 유명세가

 

그냥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1년에 한 두번 정도 가는게 고작인 내 눈에도 경영적 마인드를 갖고 변화를 준 부분이 많은듯 했다.

 

 바닥을 타일바닥으로 교체했고, 식탁테이블을 깔끔하지만 내부 분위기와 잘 어울리게 교체했다.

 

 또한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위해 서빙인원을 더 많이 운영하는 점도 큰 변화를 준것 같다.

 

 주방에서 메뉴를 내는 테이블이 곧 카운터였었는데, 그곳은 순수하게 메뉴내는 장소가 되었고, 카운터는 따로 배치해서

 

한정된 공간을 나름 잘 살린듯 했다.

 

 사실 무슨 업이든, 장사를 시작하고 영업을 계속하고 있을 때, 무언가에 대해 재투자를 하고, 운영비를 높이는

 

인원충원을 하고, 늘어난 인원에 대한 교육과 매뉴얼을 재정비한다는게 쉬운일은 아니다.

 

 아무리 순대국밥집이지만, 그러한 '경영마인드'를 토대로 꾸준하게 변화하는 시류에 맞게 업그레이드 해나갔기에 지금의

 

박달식당이 된게 아닌가 싶다.

 

 차별화된 음식의 맛과 질.

 

 관리되고 있는 위생,

 

 서비스품질의 상승.

 

 내가 이렇게 유명한 박달식당의 1호 아르바이트였다는게, 문득 생각날때마다 흐뭇하다.

 

 

 좀비인지, 흡혈귀인지.. 당췌 나이를 안먹는 종화형 (사진찍지 마라고 손사레는 쳤지만, 올려도 된다고 했으므로 초상권은 무효, 뒷사람은 미안합니다..)

 

 

 

 오랜만에 찾은 메인메뉴(사실 메뉴가 두가지다 순대국밥류, 오징어구이) 막창부분으로 만든 순대와, 매콤한 오징어구이

 

 

 

 오징어 구이의 소스는 특이해서, 매콤하면서도 달짝지근하고 참 신묘한 맛이나는데.

 

 내가 이 소스의 비법을 종화형에게 들었었는데. 세월이 흐르며 까먹었다...

 

 그리고 접시모양이 타원형이었는데 둥글게 변했고, 메추리알은 ...  원래 없었는데.....?

 

 메추리알은 손만 많이가고, 별 의미없어 보이는데요 형? ㅋㅋ

 

 

 

 순대국밥은 역시 따로국밥.

 

 가끔 말아국밥이 땡길때도 있지만, 밥알이 풀어지고, 처음의 간을 맞추고, 국물맛을 제대로 볼 수가 없기에 역시 국밥은 따로다.

 

 영원한 메인요리.

 

 예전엔 동네에 술 자주드시는 분들이 오셔서 술국을 따로 냈는데, 술국은 다른거 없고, 따로국밥에서 밥만 없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