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깡, 내구제 의심 고객

 93년생. 제법 영민하게 생기고 사리분별 잘 되어보이는 인상의 남자 손님.

 

 매장에 여러번 충전기나 이어폰과 같은 휴대폰 주변기기를 사러 온적이 있어 낯이 익다.

 

 무료한 오후 한때. 매장에 들어서며

 

 '여기 휴대폰 개통 돼요?'

 나 : 예?

 '휴대폰 개통되냐구요'

 나 : 예? 휴대폰 개통... 돼죠 당연히 통신사 어디 말씀이세요?

 '신규로 할건데요 S6요'

 나 : 아.. 중고폰 공기계 개통 얘기한거 아니였어요?

 그 남자고객과 함께 온 친구로 보이는 동행인 '엣지가 낫다 엣지 해'

 '그럴까? 엣지로 주세요'

 나 : 몇기가.. 요? 32기가, 64기가 있는데

 '64기가로 해주세요'

 나 : 아... 바로 하신다구요?

 

 1. 판매점에 들어오며, 연세많은 노인분도 아니고, 개통이 돼냐고 묻는다는게 이상하다. 그말은 개통해줄 지 안해줄 지 모른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는 상태에서 들어왔다는 것.

 2. S6.. 나온지 얼마 안됐지만, 돈이 많거나 여유로워 쿨하게 그저 공시지원만 받고 개통하려는 고객처럼 보이지도 않는다.

    그런데, 이제껏 방문 때마다 이야기 나눴을 때, 휴대폰 가격에 대해 평균이상의 관심이 있을 줄 알았는데..

    오늘의 공시지원금이나 추가지원 혹은 추가 오퍼를 물어보지도 않는다.

 3. 왜 신규로 하려는 지 유도하기 위해, 문답결과

    현재 대학교 4학년, 이제까지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하며, 지금 처음 사는거라고 함.

    그동안 돈이 없어서 휴대폰을 못 썼다고 함, 군대는 집안 경제적이유로 면제.

 

 상담석 책상앞에 그 남자고객과 동행인이 앉아있다.

 위 3가지의 의심이 드는 상황인데, 난 혼자 머리속으로 의심하긴 싫다. 솔직하니까.

 

 사실대로 의심가는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고, 휴대폰 깡이 의심스러운건 사실이라고 얘기 해 준다.

 전에 블로깅한 휴대폰 깡친 간호사 이야기를 덤으로 해주며, 급전이 필요하다고 그런걸 하게되면 지금 당장 받는 급전보다 본인이 채무로 져야 할 금액이 훨씬 커서 무조건 손해를 입는 일이며, 해당 행위는 여신법위반으로 걸리거나 사기피해로 수사될 수도 있다.

 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많은 의심이 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장운영하며 낯이 익었었고,

 본인이 그런거 절대 아니라고 하는 태도에 누그러져 계약서를 최대한 천천히 대화를 하며 쓴다.

 

 그 순간 그 고객의 앉아있는 바지 뒷주머니에서 전화벨이 울린다.

 

 '이제까지 전화가 없어서 신규로 하는거랬는데?' 란 생각이 번개처럼 스친다.

 

 남자 고객은 전화를 끊는다.

 

 나 : 전화기 없댔는데, 누구 전화기예요?

 '친구한테 하루 빌린 전화기예요'

 

 나 : .... 후.......... 미안한데(최대한 웃으며..) 개통 안될거 같아요. 미안해요.

 

 친구와 썩은 미소를 지으며 알겠다고 나간다.

 

 

 등줄기에서 식은땀이 흐르며, 급하게 담배가 땡긴다...

 

 혼자 생각한다..

 농담이 아니라...

 사회정의를 위해...... 저거 개통 해 주고, 유심기변이나 기기편취 기다리고있다가 하는 순간(증거가 있어야니까) 경찰서에 사기로 신고해서

내구제(대출,깡) 유도한 업자까지 사기범으로 잡아넣어버렸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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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윗 글은 어제 일어났던 일이다.

 

 오늘 동네 어제 남자 고객 또래의 나와 좀 친한 껄렁한 애가 왔길래 사진을 보여줬다. 혹시나 하고..

 

 엥? 나한테 대학교 3학년이랬는데, 복학생이라서 고2인가 고3이라고 한다.

 그리고 휴대폰은 본인거 있다고 하고..

 

 멀쩡히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거짓말을 굳이 할 이유는 없었을 터....

 그럼 휴대폰 깡을 치려고 우리 매장에 온 것이란게 거의 확실시..........

 어처구니가 없다.